비워내는 연습

많이 담는다고 해서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담고 채운다고 해도 넓은 마음이
한없이 풍족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비워 내는 것이 담아 두는 것보다
편할 때가 있습니다.

봄의 파릇함을 담아 두고 싶다고 해서
여름이 오지 않는 것도 아니며,

가을의 낭만을 한없이 즐기고 싶다고 해서
가슴 시린 겨울이 오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오는 대로 담아 두지 말고 흘려 보내면 됩니다.

 

사랑만을 담아 두고 싶다고 해서
이별의 슬픔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행복한 추억만 담아 두고 싶다고 해서
눈물의 기억을 지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물 흘러가는 대로 그저 바람이 부는 대로
담아 두지 말고 고이 보내 주십시오.

                                                                        

   전승환 < 나에게 고맙다 > 중

가을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